신간…‘씨앗을 쫓는 아이들’, ‘10대와 통하는 법과 재판 이야기’.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발행일 2021-03-31 09:56:2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답답하고 막막한 세상 속 이겨내야할 아이들에게 넌지시 조언하는 서적

청소년들에게 세상은 어렵고 답답한 것 투성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신간 서적들은 어른 뿐 아닌 세상의 미래가 될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책은 세상의 중심에 서서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며, 동시에 안도와 위로를 준다.

나아가는 길이 비록 외롭고 험난하지만 어려운 길을 잘헤쳐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씨앗을 쫓는 아이들

브렌 맥디블 지음/푸른숲주니어/216쪽/1만1천 원

오늘날의 먹거리 생태계는 소수의 대량 생산 품종들이 꽉 주름잡고 있다.

품종이 멸종 위기에 놓이면서 미래에는 바나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거나 부자들만 희귀 품종의 값비싼 바나나를 즐기게 될지 모른다는 말은 모두가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같은 상황이 우리의 주식이 되는 쌀, 밀, 감자 같은 농작물에 벌어진다면 어떨까.

최악의 식량난을 어린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갑작스런 자연재해로 대기근이 찾아온 미래 세상에서 두 남매가 개썰매를 타고 생명의 땅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부모님이 사라진 뒤, 극한 상황에 남겨진 어린 남매는 통제된 도시를 탈출해 푸른빛이 사라진 황무지를 가로지른다.

그러는 가운데 잔인한 악당과 굶주림, 그리고 지구의 마지막 희망을 마주하게 된다.

책의 저자는 전 지구를 뒤흔든 병충해라는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풍요를 위해 인류가 저버린 ‘종 다양성’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구라는 대지에 주어진 책의 지상과제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고 넌지시 조언한다.

책은 짜릿한 액션 영화처럼 긴장과 재미를 선사하는 모험담인 한편 벌거벗은 인간 본성에 대해 질문하며 성숙해 가는 아이들의 강렬한 성장담이자 지구에 당면한 절박한 문제에 대해 경고하는 환경 소설이다.

모험을 떠난 남매의 시선은 사막이나 달처럼 황량한 땅으로 비유되는 대지의 죽음을 가슴 아프게 비춘다.

마침내 작품의 대단원에서 새로운 기술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보존돼야 할 옛 지혜와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이 책은 뉴질랜드 북어워드 에스터 글렌 상, 호주의 SF문학상인 오렐리스 최고의 어린이 도서 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에 카네기 메달과 CBCA 올해의 책 후보로 선정돼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10대와 통하는 법과 재판 이야기

이지현 지음/철수와영희/204쪽/1만3천 원

이 책은 청소년들이 어렵고 멀게 느끼는 법에 대해 법의 목적과 종류, 범죄와 형벌, 재판의 종류와 절차, 헌법과 헌법재판소 등을 주제로 풍부한 사례와 함께 쉽게 알려준다.

‘베니스의 상인’이나 ‘죄와 벌’ 등 세계 명작에 담긴 법에 대한 이야기와 지동설을 주장해 벌어진 ‘갈릴레이에 대한 종교 재판’과 범죄자 인권 보장의 계기가 된 ‘미란다에 대한 재판’ 등을 통해 법의 올바른 역할이 무엇인지, 왜 우리가 법을 지켜야 하는지, 법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재미있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법에 대해 자칫 거부감을 드러낼 수 있는 10대 청소년들에게 받아들이기 쉽도록 풀어낸 글이다.

책의 저자는 법에 따라 평화를 사랑하고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법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사회와 나라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실현이 목적이어서다.

법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하며, 재판은 법관의 양심과 법률에 따라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법관의 개인적 성향이나 판단에 따라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기에 국민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법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따라서는 안 되며, 정당성을 따져보고 국민을 위한 법인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악법은 우리의 힘으로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하며,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좋은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각 장 마지막에는 법의 상징인 정의의 여신이 왜 눈을 가리고 있는지, 형법에 처벌 조항이 없으면 정말로 범죄가 아닌지, 국민 참여 재판은 어떻게 하는지, 악법도 법이니까 지켜야 하는지 등 청소년들이 법과 관련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법과 재판의 주요 내용도 흥미롭게 알려준다.

책 부록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 일본, 독일의 헌법 제1조의 주요 내용과 해설도 볼 수 있다.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소윤 지음/북로망스/274쪽/1만5천 원

이 책은 까마득한 현실을 살아내느라 아름다운 것을 잠시 잊고 사는 요즘,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행복이 찾아오기도 하고, 불행을 맞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의 찬란한 순간은 얼마 되지 않고, 있다고 해도 영원하지 않다.

또 사람들은 각박한 사회를 이겨내기 위해 내가 아닌 타인에 집중하기 바쁘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해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세상이 정한 뜻에 따라가느라 내 안의 빛을 보지 못하며 흐르는 대로 살아가기도 한다.

이 책은 불행한 순간이지만 언제든 넘어져도, 깨져도, 부서져도 다시 일어서면 되니 괜찮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험난한 과정 중에도 스스로 성장하고 한 단계 나아가고 있다고 넌지시 말한다.

인생이 늘 행복할 수는 없고, 불행이 있기에 머지않아 행복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조언한다.

우리의 모두 각자의 생김새대로 제각기 다른 방식대로 빛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있는 밝고 찬란함을 일깨워준다. 세상이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작은 행복은 어디서든 느끼고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을 품고 꿈을 만들어 살면 가끔 행복은 찾아온다. 돈도 중요하고 일도 소중하지만 잠깐의 여유를 부리며 진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또 관계에서 의미를 더해주는 것은 시간이 아닌 기억이며 의미 있는 기억이 있다면 관계는 무너지지 않고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용기와 힘이 필요할 때 밤하늘을 보며 ‘사랑을 가득 품은 너처럼, 꿋꿋하게 견뎌온 너처럼,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라고 한다.

책의 저자는 때로는 당당하게, 때로는 덤덤하게 언제나 내가 최우선일 것을 원한다.

그는 섬세하진 못해도 따뜻한 위로가 부디 누군가의 마음에 닿길 바란다. 책을 통해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개인들에게 위로 뿐 아니라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