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속 추석 물가 비상…‘서민 겹고통’

발행일 2020-09-20 15:09:4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추석을 열흘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유례없이 길었던 올여름 장마와 잇단 태풍 등의 영향으로 과일류를 포함한 각종 농산물 수급이 불안정해진 때문이다. 장을 보러간 주부들이 오른 가격을 보고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다고 한다.

경기는 이미 최악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때문이다. 대구지역 기업 중 추석을 맞아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업체는 46.8%로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액도 지난해보다 적게 지급한다는 업체가 41.4%로 가장 많았다. 추석 이후 경기 전망도 43.5%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측했다.

무엇 하나 밝은 전망이 없다. 경기 악화, 물가 상승, 가계수입 감소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물가정보가 최근 조사한 전통시장의 추석 상차림 비용(4인 가족 기준)은 27만5천 원으로 전년보다 16.5%, 대형마트는 40만4천730원으로 24.7%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추석 상차림의 대표 과일인 사과는 지난해보다 60%, 고구마는 45.8%나 가격이 뛰었다. 무, 애호박, 대파, 상추 등 채소류의 가격도 26.7%에서 85.7%까지 상승했다. 육류와 계란 등의 품목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가격만 오른 상태에서 소비가 줄어 생산자와 유통업자,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마, 폭염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채솟값 등락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워낙 피해가 심해 예년과 상황이 다른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상승 추세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농산물 수급불안이 서민물가 불안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 방역과 함께 물가 안정에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자영업자·저소득층 생계 지원과 경기 부양을 위해 59년만에 4차례나 추경이 편성됐다. 유동성 확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짚어봐야 한다.

대구시 등 각 지자체가 잇따라 추석 물가 안정과 합리적 소비유도를 위해 착한가격 업소 홍보, 온누리 상품권 활용, 전통시장 장보기 등 특별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더 필요한 대책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석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동시에 추석 물가 상승이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장단기 물가 안정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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