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우는 아이에게 떡 대신 무관심이 약

발행일 2020-07-28 13:37:4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환경운동실천협의회 김경희 대변인
김경희

환경운동실천협의회 대변인

떼쟁이란 늘 자기의 생각을 억지로 고집하는 습성이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떼쟁이들은 생각과 주장이 꽤 그럴 듯하지만 단순한 억지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런 떼쟁이를 대응하는 가장 나쁜 방법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기’다. 조금만 떼를 부려도 달래기 위해 떡을 주게 되면 떡 생각이 날 때마다 떼를 부리게 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이러한 떼 부림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떼 부리는 것을 직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그럴싸한 논리를 내세우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익숙해져 있다.

경주 맥스터가 떼쟁이들의 잔치가 돼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안전성을 문제 삼아 맥스터 증설을 반대하고 있다. 사상 유래 없던 지진을 비롯 지난 30여 년간 안전하게 운영해 온 맥스터의 안전성에 대한 생생한 검증과 경험에도 맥스터가 미사일로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한 검증이 없었다는 것이다.

맥스터에 대한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부산대 한 교수가 몇 년 전 어느 예비역 장성에게 원전을 미사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어 보니 그 분이 대뜸 “그래주면 고맙죠”라면서 미사일 공격은 전쟁 상황을 말하는데 전시에는 상대방에게 단기간에 실질적 피해를 가장 크게 입혀 상대의 전쟁 의지를 상실하도록 해야 하므로 당연히 임팩트 있는 목표물을 타격해야 하는데 원전은 아무리 타격해봐야 사상자가 별로 없고 피해는 아주 서서히 발생한다고 했다.

한반도의 동남쪽 끝에 있는 경주 양남면의 맥스터를 누가? 무엇 때문에? 미사일로 공격을 할까? 답을 얻기까지 3초면 충분할 일이다. 맥스터에 미사일 공격이라는 떼 부림은 맥스터가 아직도 떼를 부리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듯 먹여주던 떡이 돼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떡을 줄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원칙대로’라는 대응 방법을 세워놓고 과거처럼 떡을 줄 생각도 원전의 안전성을 이해시키려는 노력도 사뭇 달라진 분위기이다.

떼쟁이들에 대한 한수원의 ‘원칙’은 ‘무관심’이 아닐까 한다.

떼쟁이들은 경주시민들의 안전을 돈과 바꾸려 한다는 그럴듯한 논리로 호도하면서 설마 월성 2~4호기를 정지 시키겠냐는 믿음과 한수원이 곧 떡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설마가 현실이 된다면 경주시는 시간당 약 300만 원의 금전적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손실금은 결국 경주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다.

30여 년 동안 안전하게 운영돼 오던 맥스터와 월성 2~4호기가 정지된다고 해서 과연 경주시민들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안전해 질 수 있을지는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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