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재개관…직원도 관람객도 조심조심

발행일 2020-05-20 16:53:2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지역 문화시설들 재개관 줄이어, QR 코드 입장 등 방역대책 고심

시민들, 재개관 반갑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창구 될까 염려돼

20일 오전 석 달만에 재개관한 대구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작을 관람하는 모습.


코로나19로 문이 닫힌 대구지역 문화시설들이 20일부터 부분적으로 운영을 재개한 가운데 대구미술관도 이날 재개관 했지만, 코로나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탓에 미술관은 평소 이맘때보다 훨씬 한산했다.

예약제와 거리두기 등 다양한 방역대책을 준비한 미술관은 관람객들의 일 거수 일 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20일 오전 9시40분, 대구미술관은 직원들이 막바지 청소와 입장 모의점검을 하며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관람 시간이 다가오자 미리 예약한 시민들이 하나 둘 줄을 이었고, 직원들은 이들의 거리를 조정했다.

미술관 입구에는 관람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와 발열 검사와 손 소독까지 꼼꼼하게 방역 절차가 진행됐다.

특히 수기 대신 QR코드 입장이 이날 처음으로 시행돼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안내 부스에는 비말 현상을 막기 위한 가림 판이 설치됐고, 의심 환자 격리 장소도 따로 마련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바닥에는 관람객들의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스티커들이 2m 간격으로 부착됐고, 곳곳에 직원들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관람객들은 자체적인 눈빛 교환으로 서로와의 거리를 유지한 채, 간만의 문화생활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관람시간 만료 5분 전입니다. 관람객들은 퇴장을 준비해 주십시오.”

오전 11시45분, 관람 시간 만료 임박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오자 관람객들은 관람을 마치고 퇴장을 준비했다.

관람객들이 퇴장하자 직원들은 손잡이 등 관람객들의 손길이 닿은 부분들을 알코올로 집중 소독하며 다음 관람객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대구미술관에 따르면 재개관 첫 날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은 100여 명.

아직 실내 문화시설 관람은 부담스럽다고 여긴 것인지 일일 관람객 제한 200명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이날 미술관을 찾은 이승준(22·수성구)씨는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막상 와 보니 거리두기도 잘 유지되고 방역도 잘 되어있는 것 같아 마음 편하게 관람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문화생활의 갈증을 느낀 지역민을 위해 재개관을 결정했다”며 “안전한 관람환경에서 불편 없이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도록 끝까지 힘쓰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미술관 외에도 대구문화예술회관·방짜유기박물관 등 15개 문화시설들이 이날 부분 재개관했다.

시민들은 문화시설들의 재개장을 환영하면서도 혹여나 있을 일말의 사태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최훈락(33·수성구)씨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대구시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철저히 방역대책을 세워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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