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저수지 곳곳 낚시꾼들의 쓰레기로 몸살

발행일 2020-04-20 18: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경주 400여곳 저수지, 낚시금지구역 보문호 단 1곳뿐, 법적근거 없어 단속 못해

경주지역 400여 곳의 저수지 중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보문호 단 한 곳이다. 이에 저수지마다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 등으로 인한 악취로 인근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은 남사지에서 낚시하는 모습.
경주지역 저수지마다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평소보다 낚시꾼이 늘어났지만 경주시와 농어촌경주지사 등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환경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주 양북면 송정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20일 경주시에 쓰레기 투기로 악취와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며 낚시행위 금지구역 지정과 함께 단속을 실시하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최근 산란기를 맞은 붕어와 잉어 등을 잡기 위해 송정저수지에 몰려든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로 생활을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지역에는 송정저수지처럼 규모가 큰 저수지에는 주말이면 30~50여 명의 낚시꾼이 몰려들어 자리싸움까지 빚어지고 있다.

경주시와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경주지역에 40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보문호 단 한 곳뿐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저수지마다 낚시꾼이 몰리고 있지만 쓰레기 불법 투기 등에 대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저수지 주변에 낚시 등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지만, 글씨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경주지사 관계자는 “농어촌공사는 낚시행위를 단속할 법적인 근거도 없고 권한이 없어 단속은 하지 않는다”며 “수자원 유지관리 차원에서 낚시금지 등의 경고판을 설치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경주시에도 저수지 수질관리 등의 업무가 여러 부서로 흩어져 통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질환경을 관리하는 환경팀과 상수원 보호를 담당하는 상수도과, 수리시설을 관리하는 건설과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지역에 낚시금지구역을 지정한 저수지는 보문호 한 곳이고, 저수지 관리자나 주민들이 신청하면 환경, 상수도, 농어촌공사 등의 관계기관과 협의해 금지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며 “저수지 주변은 쓰레기 문제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지만 읍·면사무소에서 안내판을 설치하고 우선 대책을 선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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