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그린 연극 선보여

발행일 2019-10-17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최주봉, 심양홍, 남희주 등 참여

다음달 8~10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기자간담회가 17일 천주교대구대교구청에서 열린 가운데 서울가톨릭연극협회와 천주교 대구대교구,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국채보상운동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그린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를 다음달 8~10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선보인다.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주최하고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와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이하 서가연)가 공동주관으로 만드는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대구지역 평신도 서상돈의 공적을 언급하면서 제작 계기가 됐다.

서가연은 연극 창작의 뜻을 대구대교구에 전했고 이동구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 위원장(교구 총회장)도 서상돈 기념 공연의 의미를 높이 평가해 공동 주관하게 됐다.

서상돈은 1907년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약 1천300만 원의 빚을 지게 되자, 김광제와 함께 전 국민이 3달간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자는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하고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1911년 대구교구가 한국의 두번째 교구로 설정되었을 때 서상돈은 자신의 소유 땅 3만3천여㎡(1만여 평)을 교구에 기증해 대구대교구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가 기증한 땅이 오늘의 교구청, 신학교,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 부지의 일부가 되었고, 생을 다할 때까지 교회와 성직자를 돕는데 헌신했다.

이번 연극에서 서상돈 역을 맡은 유태균 배우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연극 작품의 제목은 루카복음 5장에 예수가 베드로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라며 제자로 삼기 전에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는 말씀에서 찾았다. 깊은 데로 가려면 한없이 낮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다.

이번 연극은 서상돈의 삶은 크게 네가지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그가 보부상으로 출발해 큰 재산을 모은 후, 일제의 경제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한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진실한 교우로 교회에 헌신하는 내용이다. 또 서상돈이 세상 사람들을 전교하는 것을 본 농부들이 서상돈의 땅을 소작얻기 위해 교회에 입교하는 에피소드, 그리고 서상돈의 상여가 나갈 때 대구 지역에 거지들이 몰려와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슬퍼하는 장면도 에필로그로 펼쳐진다.

윤정환 연출가는 “이번 연극은 종교적인 색깔이 거의 없다. 국채보상운동의 내용이 절반을 차지하고 종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며 “대구 시민들에게도 의미가 큰 인물인 만큼 대구 시민들이 이번 연극을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가연은 현재 한국가톨릭 교구 중에 공식적으로 등록한 유일한 연극단체이며 평생 연극에만 종사한 전문 연극인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역량 있는 배우뿐만 아니라, 대본작가, 연출가, 기획자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이번 연극에서 대본은 김석만, 연출은 윤정환이 맡았다. 배우는 서가연 배우들과 대구 지역의 가톨릭 교우 전문 연극인 등 총 20여 명이 출연한다. 연극인 최주봉(대원군 역), 심양홍(고종 역), 구대영(서상돈 청년 역), 유태균(서상돈 장년 역), 남희주(앵무 역) 등이 참여한다.

티켓 2만 원. 문의: 053-250-3057.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