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불똥, 청년 구직자에 튀어선 안 돼

발행일 2019-08-29 15:53:4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한일 갈등 여파가 일본 취업 시장까지 덮치는 양상이다. 경기 호황으로 한국인 대졸 취업자를 선호하던 일본 기업들이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인 채용 기피 등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갈등의 불똥이 일본 취업을 준비 중인 지역 청년 구직자에게 튀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일 갈등에 따른 고용감소는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지역 대학의 취업 담당자들이 우려의 시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월부터 하반기 취업시즌이 시작된다. 하지만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본 취업과 관련된 고용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고용노동부 주도로 다음 달 열릴 예정이었던 해외취업박람회가 취소됐다. 이 박람회는 해마다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중견 기업이 대거 참여했으며, 지난해 대구 대학생들도 이 박람회를 통해 상당수 취업했다. 당장 지역 대학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역의 영진전문대와 영남이공대의 경우 해마다 졸업생 상당수가 일본 기업에 취업해 왔고 대학 측은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양국 간 취업 시장도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난 28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해외 취업 설명회에 참관했다. 이 장관의 해외취업 설명회 참관은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일 양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학부모나 재학생들이 일본 취업 이후에 대해 걱정하는 등 심리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서 커지는 반일 감정이 자칫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구직자에 비난의 화살로 향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나온다. 여기에 일본 내 커지는 혐한 분위기 탓에 현지에서 적응 우려도 높다.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발표와 일본의 2차 수출규제 등 양국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으면서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구직자들의 걱정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당장 우리나라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취업전선까지 영향이 나타나면 곤란하다.

한일 양국은 하루빨리 탈출구를 찾고 관계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더 이상 양국의 감정을 악화하는 정부 간의 조처는 없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취업난에 시달리는 우리 청년들이 그나마 겨우 탈출구로 삼았던 일본 취업까지 막아서야 되겠나. 양국 관계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