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발행일 2019-07-17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동아시아/330쪽/1만4천 원

이 책은 지난해 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그동안 발표한 SF 장르의 단편소설 6편과 새 단편 작품 1편을 엮어냈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2017년 데뷔한 작가는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가는 주로 차별 당하고 억압 받는 여성, 장애인, 이주민, 비혼모 등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써냈다. 얼굴에 난 상처로 차별받던 전설적 해커(‘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경력단절과 산후우울증을 앓았던 엄마의 사정을 뒤늦게 알게 된 주인공(‘관내분실’), 우주 탐사에 실패한 최초의 여성우주인(‘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등이다. ‘감정의 물성’처럼 연인의 로맨스를 담았지만 두 사람의 성별을 밝혀 적지 않은 수록작도 눈에 띈다.

김 작가는 영웅이나 롤모델이 반드시 ‘금메달리스트’ 일 필요는 없다고 소설을 통해 말한다. 대신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에서 각자의 삶을 일궈나가는 광경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ags 우리 속도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