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생활쓰레기처리시설 주민 반발 확산

발행일 2019-07-11 13:21:0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인근 주민들 악취·호흡기 질환 호소 “자녀 등교거부” 불사

포항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에 대한 주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포항 오천·청림·제철 SRF반대 어머니회 30여 명은 지난 10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는 SRF 입지선정에 앞서 주민 설명회도 열지 않았고, 고도제한으로 지을 수 없는 곳에 시설을 완공했다”며 불법 건축물의 즉각적인 가동 중단 및 이전을 촉구했다.

이들은 “하루 500t 쓰레기가 집하장에 모이면서 내뿜는 악취와 건조되면서 나오는 매캐한 냄새, 태워서 나오는 유해가스 때문에 인근 주민은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무더운 여름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는 악취가 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 결과 1년에 역전현상이 2번 발생한다는 신뢰할 수 없는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하고 낮은 굴뚝 대안으로 내놓은 송풍기가 대기역전현상이 발생할 때에도 160m 이상 높이까지 연기를 올릴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역전현상은 일반 상황과 달리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기온이 높아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공기 순환이 느려지면서 대기오염물질이 정체돼 오염도가 증가한다.

어머니회는 “한 달 안에 송풍기 실험을 하지 않으면 오천, 제철, 청림초등학교 학생들은 무기한 등교를 거부하고 강 건너 불 보듯 방관한 오천읍 시의원 2명의 책임을 물어 주민소환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포항시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포항철강산업단지가 있는 남구 호동 4만5천㎡ 부지에 민자 826억 원을 포함해 정부·시 예산 등 1천534억 원을 들여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을 지어 지난 2월부터 상업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시설과 인접한 제철동과 청림동, 오천읍 주민들은 포항시가 입지선정 과정에서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고, 굴뚝 높이가 낮아 대기역전현상에 따른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며 지난 4월부터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입지 선정 과정에서 타당성 조사,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주민설명회 등을 거쳤기 때문에 주민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굴뚝 높이가 34m로 비교적 낮은 이유는 인근 공항 고도제한 때문이며 송풍기를 활용해 연기를 보내기 때문에 대기역전현상이 일어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신 집진시설을 갖춰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법정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설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굴뚝자동측정기기(TMS)로 측정한 SRF 대기오염물질 평균 배출농도는 대기환경보전법 배출허용기준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