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고령군 협력, 강정·고령보 해결 계기되길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대구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이 마침내 손을 맞잡았다. 양 지역을 잇는 사문진교 다리를 관광 명소화하기 위해서다. 양 기초자치단체의 상생 협력은 지역 통합 발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양 지자체가 그동안 강정·고령보의 차량 통행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까지 풀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기왕에 손잡은 김에 양 지자체는 가슴을 열고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길 바란다.달성군과 고령군이 달성 화원읍과 고령 다산면을 연결하는 사문진교를 관광 명소로 조성해 두 지역의 동반 성장에 나서기로 했다. 양 지자체는 2일 고령군에서 ‘사문진교 야간경관 특화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양 지역 지자체장과 간부 등이 대거 참석, 사문진교 특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양 지자체는 1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8월 공사에 들어가 2022년 6월 경관 조성사업을 완공할 예정이다. 사문진교에 조명과 음향 등 야간 경관을 연출하고 물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벌이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보고회 후 김문오 군수 등 달성군 관계자들은 고령 대가야 박물관과 고분군, 테마 관광지 등의 야간 경관을 견학하는 등 양 지자체 간 우의를 다졌다.양 지자체의 협력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양 지자체는 강정·고령보의 차량 통행 문제를 둘러싼 오랜 앙금까지 깨끗이 씻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4대강 사업으로 2012년 완공된 강정·고령보는 보 위에 설치된 ‘우륵교’의 차량 통행을 두고 달성·고령군이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우륵교는 왕복2차로 다리인데 현재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다.고령군 측은 우륵교 개통 시 물류비 절감과 접근성이 높아진다며 차량 통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달성군은 차량 통행량 증가로 주민 생활권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있는 것. 이후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 인근 강 상류에 교량을 건설키로 했으나 이마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편익이 떨어진다며 부결된 후 현재까지 진전이 없다.양 지자체는 사문진교 관광명소화를 계기로 다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양 지자체의 상호 방문과 교류를 통해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도 좋은 징조다. 거기에 김문오 달성군수와 곽용환 고령군수가 모두 3선 마지막 임기를 앞두고 있어 선거 부담도 없다. 양 지자체는 화해와 협력을 통해 내 이웃 지자체 간 협조 행정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노란 비옷/ 임수진

~어느 유모의 비가~… 남편은 프로농구선수였다. 갑자기 루게릭 병이 발병하여 집에서 쉬고 있다. 화장실을 가다가 주저앉았고 밥을 먹다가 수저를 떨어뜨렸다. 하루가 다르게 근육이 빠졌다. 큰 손은 녹슨 갈퀴 같고 다리는 왜가리 같다. 암울하다. 시어머니는 그 불운을 내 탓으로 돌렸다. 집에 사람을 잘못 들여 살을 맞은 거란다. 병을 고쳐내라고 억지를 썼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았다. 가장이 쓰러지자 살림살이가 궁색해졌다. 나는 마트에서 일했고, 시어머니는 종이를 주워 팔았다. 삶이 고달플 때면 시어머니는 나에게 화풀이를 했다. 그의 팔다리를 주물러주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병증이 악화되자 그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애가 들어섰다. 고민하다가 5개월을 넘겼다. 아이가 희망이 되어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낳기로 마음먹었다. 배가 불러와 마트 일도 그만두었다. 미래가 없는 가운데 새 생명이 태어났다. 애기를 곰팡이가 득실대는 반지하에 살게 할 수 없었다. 목돈을 받고 유모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햇빛이 잘 드는 2층 남향집으로 옮긴 후, 나는 고용주의 집에 입주를 했다. 안주인은 시내 국문과 교수였고, 그 남편은 지방대학의 건축과 교수였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집에 와서 다음 월요일에 지방으로 내려갔다. 나는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가사노예와 다름없었다. 안주인은 민감하고 유별났다. 마흔에 어렵게 얻은 아이라 그런 모양이다. 매주 금요일 아파트 팔각정에서 딸을 몰래 만나기로 되어 있다. 남편에게서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보채는 애를 억지로 재우고 팔각정으로 나갔다. 남편이 딸을 안고 있었다. 딸을 받아 젖을 물렸다. 남편은 꺽다리 바람풍선 같다. 딸이 걸음마를 할 때까지 살고 싶단다. 지나던 남자가 힐끔거렸다. 뒤태가 눈에 익었다. 집에 돌아오니 바깥주인이 우는 애를 안고 있었다. 잠이 깼던 모양이다. 애를 두고 돌아다닌다고 투덜거렸다. 팔각정에서 수유하는 광경을 봤다고도 했다. 일러바치지 않는 대신 뭔가 바라는 눈치다. 서재로 커피 한잔을 부탁했다. 커피 잔을 책상 위에 놓으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내 가슴에 머물렀다. 황급히 서재를 빠져나왔다. 애기 옆에 누워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다. 누군가 내리누르는 듯하다. 둥글고 단단한 것이 잡혔다. 그가 가슴에 얼굴을 박고 있었다.…식욕과 수면욕 그리고 성욕은 인간의 본능이다. 식욕과 수면욕은 한 개인의 욕망인 반면 성욕은 상대방이 있는 욕정이라는 점에서 복잡 미묘하다. 성욕은 남녀 공히 나타나는 욕정이지만 관심을 갖고 잘 살펴보면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남자는 늑대다. 욕망에 사로잡혀 충동적이고 근시안적이다. 우성 유전자 선택이란 2세에 대한 배려가 미진하고 부족하다. 시도 때도 없이 대충 껄떡거리고 성급하게 들이댄다. 일단 저질러놓고 본다. 여자는 여우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우성 인자를 가졌는지 계산해본 연후,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한 상대만 유혹한다. 돈이든 능력이든 힘이든, 자신의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해야만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허나 인간은 본능만으로 움직이진 않는다. 이성과 도덕성이란 강력한 조정장치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의 궁박을 기화로 대책 없이 들이대는 남자의 모습은 부끄럽고 참담하다. 여자는 노란 비옷을 생각한다.오철환(문인)

오래된 편지를 꺼내어…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겨울로 접어들던 어느 날, 책상을 정리하다가 낯익은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돌이켜 보면, 십여 년도 더 된 편지 한 통, 꼼꼼하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글이 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4년간의 성형외과 수련을 마치고 지방의 한 도시에 개원한 병원에 초임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나에게 수술을 받았던 한 중년의 여성 환자로부터 받은 편지다.병아리 전문의로 경험도 없이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있던 시절, 나를 찾아와 여러 가지 수술을 받았던 환자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런 인연이 이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수술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했던 것 같았다.몇 가지 수술을 연이어 하게 됐고, 수술 결과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몇 달 후 장문의 편지와 작은 선물을 주고는 돌아갔다. 자신이 수술하게 된 동기와 수술로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가 담긴 편지다. 다시 되찾은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껏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초보 성형외과 의사가 분에 넘치는 인사를 받은 셈이다. 내가 이런 인사를 받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시 잠겨 있다가 문득 앞으로 나를 찾아오는 이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조금 더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그 후, 대구에 개원한 후 십여 년 동안,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이런 초심을 지킬 수 있도록 편지를 한 번씩 꺼내 마음을 다잡곤 했다.그러던 어느 여름, 내 마음 속의 그 환자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연락할 길을 찾다 홈페이지와 여러 가지 글들을 보고 찾게 됐다고 한다. 십여 년 전의 옛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눴고,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한두 군데 교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말과 함께 간단한 교정 수술을 예약하고 돌아갔다.첫 번째 수술을 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다음 수술 일정을 잡겠다고 하고서는 연락이 끊어졌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라 바쁜 일정이 끝난 후 다시 찾아오겠거니 하면서 잊고 지냈는데….그 후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낯선 젊은 여성 한 사람이 병원으로 찾아왔다. 어머니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젊은 여성의 어머니가 바로 그 환자였다.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는 딸을 마주하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처음 만나는 딸 앞에서는 크게 내색하지는 못하고, 사고 당시의 이야기와 그 모습을 전해 듣고 필요한 업무처리를 도와주고 돌려보낸 것이 전부였지만, 그 후 돌아가신 그분의 얼굴을 돌이켜 보면서 내 마음 속 깊이 아련해지는 것을 느꼈다.십여 년 동안 나와 함께 한 수많은 환자들이 있었고, 이렇게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이 생기는 것을 보면, 이제는 그럴 법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막상 나와 깊은 인연을 가졌던 환자의 부고를 전해 듣고 나니 과거 수술 후 회복하는 과정 동안의 수많은 기억들도 함께 새록새록 떠올랐다.비록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긴 했지만, 가족들에게는 사랑하는 어머니였던 그녀가 부디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겠지만, 나에게도 자존감이 뚜렷했던 좋은 사람으로 기억의 한 편에 남겨 둬야 할 의무감이 생긴 것이다.한 해의 끝을 치닫는 12월 초, 책상 속의 편지들을 꺼내 보듯, 올 한 해 나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이들을 돌이켜 봐야겠다. 그들 중 나와의 좋은 인연을 가졌던 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분명 그들 중 연말이 되면 그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돌이켜 보면 다시 보지 않았으면 하는 이들도 있을 터.스산한 바람 속에 몸이 얼어붙고, 코로나로 마음까지 메말라가는 올 한 해, 나의 가슴 속에서만이라도 작은 불씨 하나를 피워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여줄 수 있는 한 해의 끝자락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내년도 우리 산업을 위협할 것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어느덧 2020년 마지막 달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 해 실적 확정 작업이 한창일 것이고, 기업에 속해 있는 개개인으로서는 한 해 업적 평가가 끝나서 내년도 계약을 앞두고 회사와 조정 중인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특히, 올 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업종들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소속 개인들도 그만큼 처우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가 내년에는 더 어려워지지는 않을지 걱정이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본격화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세계 수요가 점차 살아나 대부분의 업종에서 업황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0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개개인과 가계 여건 개선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어쨌든 좀 더 희망적인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인 기대에만 의존할 수는 없어 보인다.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기저효과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누리기는 힘들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로 충분히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여기저기 산재해 있거나 돌연 발생해 우리 산업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되는 리스크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주의와 적절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전체 산업을 대상으로 보면 먼저, 백신이 보급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일상화된 비대면 환경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편의성과 효율성이 기대되는 재택근무나 온라인 거래 및 교육 등은 여전히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고, 5G나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 무인 자동화 기술, 정보보안 기술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인 반면 이에 익숙하지 않거나 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은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감축하려는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추진 또한 당장에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일본과 중국이 늦어도 206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환경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바이든 신행정부도 이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할 전망인 등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 중이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정책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그동안 개도국 처우를 받던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탄소중립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할 때가 온 것이다.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만연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 주요국들의 수입규제 강화와 자국 기업 회귀를 장려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은 이제 딱히 새롭지도 않은 리스크다. 하지만, 자국우선주의가 자국산 상품 우선주의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수입규제는 더 한층 강화될 것이 뻔하고, 이런 리스크를 감내할 수 없는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수출 상대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나 경영 환경 변화와 같은 새로운 리스크를 져야만 한다.그렇다고 한중일과 아시아 개도국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다자통상체제를 마냥 즐기고 있을 때도 아니다. 경제규모로 보나, 인구 규모로 보나 세계 최대 규모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맺어져 우리 기업들에게는 분명 호재임이 틀림없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입장이 새로운 행정부를 맞아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들의 은혜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AI나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생산성 제고나 신비즈니스의 창출 등으로 새로운 경쟁원천을 찾으려는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시장 니즈가 높은 만큼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것도 큰 리스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말 못한 더 많은 리스크들이 있지만, 아무쪼록 내년에는 이들과 작별을 고하고, 기회로 가득 찬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수험생 여러분 힘내십시오”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여정은 그 어느 해보다 힘겨웠습니다. 코로나19, 늦춰진 등교, 마스크와 거리두기, 원격수업 그리고 긴 장마. 되돌아보니 참 힘겨운 나날이었습니다.그럼에도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온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미래를 준비해 온 여러분의 노력에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성공이라는 선물은 시련이라는 포장지에 싸여서 오는 거라고 합니다.선물이 크면 클수록, 시련도 크겠지요. 올해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컸을 테지만, 지나고 보면 이 또한 여러분들 앞에 다가올 찬란한 미래의 토대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지금의 어려움을 잘 이겨낸 경험은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여러분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힘이 돼줄 것입니다.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하지만 올 한해 우리가 함께해온 것처럼 모두가 지혜를 모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믿고 학교와 교육청의 안내에 따라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시교육청에서는 시험실마다 방역을 철저히 하고 유증상자를 위한 별도시험실,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시험장, 확진자를 위한 병원시험장을 따로 마련해 모든 수험생이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수험생 여러분들도 개인 방역 수칙을 꼼꼼히 지키며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즉시 학교와 우리 교육청으로 알려 마련된 절차에 따라 안전하게 수능에 임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수능 이후에도 생활 방역 수칙을 준수해 이어지는 면접, 논술 등 대학별 전형 준비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수능 직후에도 우리 수험생들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만 전체의 안전을 지켜 남은 일정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수험생 여러분!2021학년도 수능 시험을 앞둔 지금, 여러분들은 새로운 인생의 관문을 넘어서기 위한 문턱에 서 있습니다.지금까지 부모님의 정성과 선생님의 열정을 밑거름으로 꿈을 향해 오랜 시간 열심히 달려왔을 여러분의 의지와 노력에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그동안의 과정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달려온 여러분 모두가 대단하고 장합니다.때로는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저마다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한 시간,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 열심히 배우고 함께 성장한 시간, 소통과 도전을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갈 힘을 기른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그리고 지금까지 해 온 대로 자신을 믿으며 저마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인생의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길 바랍니다.많은 시간 가슴 졸이며 뒷바라지하신 수험생 학부모님!그동안 자녀들이 긴 수험 생활을 이겨내는데 큰 버팀목과 힘이 돼주셨습니다.수험생 못지않게 그동안 우리 아이들이 기나긴 레이스를 이어올 수 있도록 충실한 러닝메이트 역할을 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지치고 힘든 수험생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은 부모님의 따뜻한 성원과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라 생각합니다.자녀가 끝까지 용기를 내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믿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또 수능은 물론 대학별 고사 등 수능 이후 일정까지 우리 학생들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저 역시 학부모님들과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수험생들 모두가 안전하게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겠습니다.수험생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달려오신 선생님들의 노고에도 한없는 위로와 감사를 보냅니다.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이 더없이 눈물겨웠습니다.선생님들의 정성과 사랑, 수고 덕분에 우리 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사랑하는 수험생 여러분!여러분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 자신을 믿고 끝까지 힘내십시오.마지막까지 흔들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이 바라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수험생 여러분, 모두 힘내십시오!따뜻한 사랑으로 미래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타지 확진자 수용 대구…‘방역 모범’ 이어가자

대구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난을 겪고 있는 타 시·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 2, 3월 대구는 확진자가 연일 폭발적으로 증가해 일부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기다리다 집에서 숨지는 비극적 상황을 겪기도 했다.이후 다른 지자체의 병상을 이용하는 등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런 고통을 겪은 대구가 이제는 다른 지역 환자를 수용해 치료해주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대구는 지난달 하순 10일간 신규 확진자가 0~5명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 추세를 이어갔다. 1일 확진자는 11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병상에는 여유가 있다. 물론 아직 마음 놓을 때는 아니지만 방역지침을 지키며 자발적으로 협조한 시민들 덕분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지난달 30일 오후 부산의 환자 20명이 소방구급버스 등을 타고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시는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긴급 지원요청을 했고 대구시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대구시와 부산시는 50명 이하 수준에서 경증 확진자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부산은 지금 초비상 상황이다. 그간 대구 등 외지의 확진자를 받아 치료를 해준 적은 있으나 다른 지역으로 확진자를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부산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매일 두 자릿수 확진이 이어지며 최근 8일간 220여 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지난 29일에는 51명, 1일에는 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고 3단계 방역 수칙도 일부 적용키로 했다.이에 반해 상황이 안정적인 대구는 여유 병상이 300여 개에 이른다. 현재 병상 사용률은 무증상·경증 병상(345개) 19%, 중증 병상(45개) 18%이다. 상황변화로 병상 가동률이 50% 이상으로 높아지면 지역대학 병원들과 협의해 48개 병상을 추가 설치한다. 경증 환자 2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도 즉시 개설하게 된다.코로나 사태 와중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가치는 적절한 입원치료를 통한 생명보호다. 사태 초기 대구가 겪은 것처럼 지자체 간 협조가 안돼 병상에 여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타지 환자수용을 거부하는 사태가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의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1~2주 내 일일 확진자가 700~1천 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춥고 건조한 겨울은 코로나 방역에 취약하다. 무증상·경증 환자 증가로 확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방심한 순간 지역사회의 확진자는 급증하게 된다. 마스크 쓰기, 손씻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지켜 ‘방역 모범 도시’로 변신한 대구의 위상을 지켜가야 한다.

눈물도 늙어/ 정옥선

치매 걸린 여든 둘 앙상한 우리 엄마//엄마 젖을 찾으며/큰소리로 엉엉 운다//거죽만 남은 손으로 야윈 얼굴 가린다//눈물을 닦으려고 헐렁한 손을 치우자//한 줄기/주름골 넘으며/더듬더듬 내려온다//눈물도 같이 늙는지 아주 천천히 내려온다「딴죽」 (2019, 고요아침) 정옥선 시인은 충남 홍성 출생으로 2014년 ‘시조시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딴죽’이 있다. 정답고 따뜻한 목소리로 이웃들에게 다가가는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이다. 험한 세상의 비탈과 응달을 환하게 밝히려는 의지가 시조 속에 잘 드러나고 있다.요즘은 유치원 못지않게 노치원이 곳곳에 설립되고 있다. 수명이 늘어난 때문이다. 노치원은 요양원으로 가기 전 단계다. 자못 서글픈 일이지만 현실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생로병사가 자연의 이치이기에.‘눈물도 늙어’에서 화자는 어머니에 관한 보고서를 세상에 내놓고 있다. 그 모습이 참 아프다.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머니가 치매로 고생하시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화자의 먼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치매에 걸린 여든 둘 앙상한 우리 엄마가 엄마 젖을 찾으며 큰소리로 엉엉 울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거죽만 남은 손으로 야윈 얼굴을 가리셔서 눈물을 닦으려고 헐렁한 손을 조심스레 떼자 주름 골을 넘으며 눈물 한 줄기가 더듬더듬 내려오고 있다. 화자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눈물도 같이 늙는지 아주 천천히 내려온다, 라고 진술한다. 얼마나 가슴에 저미어들면 이와 같은 표현을 했을까?그는 또 ‘가을 저녁을 서성이다’에서 바람도 더러는 흔들릴 때 있는 건지 단풍의 붉은 잎이 두서없이 엉키는 때에 딸마저 쑥 빠져나가고 나니 섬 한 채가 덩그런 느낌을 받는다. 그 순간 거울 속 여자가 낯설어져서 시린 마음을 떨치려고 저녁마다 서성이게 된다. 차디찬 항아리 주위를 달빛만 짚고 가는 외로운 시공간에 화자는 홀로다. ‘눈물도 늙어’에서 드러나는 정황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가족이 있지만 엄밀하게 생각하면 사람은 마지막에는 혼자다. 독거 아닌 독거다. 그러므로 때로 고독을 혼자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그러한 장면이 잘 드러나는 또 한 편의 시가 ‘수수한 가을’이다. 안개 같은 가을비가 순하게 떨어지는 삼성각 댓돌위에 우산을 접어두고 다 낡은 나무의자에 오래도록 앉아본다, 라는 첫수가 그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가을 비 듣는 삼성각 댓돌은 화자에게는 그지없이 안온한 공간이다. 그의 마음을 고요히 다스려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빗소리를 들으며 다 낡은 나무의자에 오래도록 앉아 있는 동안 화자의 내면은 깊어질 것이다. 성찰의 시간이다. 바람이 잔걸음으로 풍경을 잡아끌면 기어이 빗소리로 산비둘기를 깨운다. 그 순간 비탈길에 선 구절초는 누가 보든 말든 환하다. 이렇듯 ‘수수한 가을’은 자연과 자아의 교감을 통해서 치유와 내적 정화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소박한 그의 시편은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탈 많고 사건사고가 많은 이 험한 세상에서 우리는 큰 욕심을 낼 수가 없다. 아직도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에워싸고 돌면서 사위어들 줄 모르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자신을 잘 다스리면서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지킬 것은 지키고 멀리할 것은 멀리하면서 이 중차대한 위기를 곧 벗어나야 할 것이다.그러한 힘을 우리는 시에서 얻을 수 있다. 얻어내어야 마땅하다. 이정환(시조 시인)

정치권의 역겨움 논쟁, 이젠 역겹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정치권에 난데없는 ‘역겨움’ 논쟁이 일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반인들이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추미애 장관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역겨워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라고 하자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이 맞받아쳤다. “국민의힘의 연이은 ‘막말 대잔치’를 TV 속에서 보시는 것이 국민 여러분께는 더 역겨울 것”이라고 한 것이다.막말이야 정치권에서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다만,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험악해지고 있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다. “고삐 풀린 미친 말”에 “고삐 풀린 미친 막말”로 대응하고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쯤이면 이런 ‘막말 대잔치’를 봐야만 하는 국민들의 역겨움이 더하지 않겠는가. 역겨운 논쟁에 품격은 실종되고 말았다. 말의 수준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사기’의 저자인 사마천은 말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다. 모언(貌言)과 지언(至言), 고언(苦言), 감언(甘言)이다. ‘모언’은 화려한 반면 실속이 없는 말인 반면 ‘지언’은 속이 꽉 찬 진실된 말이다. ‘고언’은 듣기에는 거북한 직언이지만 약이 되는 말을 의미하며 ‘감언’은 듣기에는 편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을 끝내 병들게 하는 말이라고 했다.지금 감언보다 더 심각한 말들이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는 절대로 해서는 안될 말까지 스스럼없이 하는 바람에 화를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중국 당나라 시대 때 풍도라는 재상이 있었다. 정치적 혼란기인 당나라 말부터 다섯 왕조 동안 여덟 개의 성을 가진 11명의 임금을 섬기며 벼슬을 할 정도로 처세의 달인이었다. 그의 처세관은 다음의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로다.’ 입이 화근이니 말을 아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인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속담과 뜻이 통한다. 내가 휘두르는 혀 아래의 도끼는 결국은 나에게로 향한다. 말의 품격 저자 이기주는 그의 책에서 ‘말은 나름의 귀소본능을 지닌다’고 했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새겨 보면 무서운 말이다.막말을 막말로 맞받아치다보니 수위는 갈수록 높아만 간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가 2016년 9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현 미국대통령)가 자신들을 무지막지하게 공격하자 했던 말이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저급한 말에 대응해서 품위 있게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막말을 주고받는 것은 결국 똑같은 말그릇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말그릇의 저자 김윤나는 “당신의 말에 당신의 그릇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저마다 말을 담는 그릇을 하나씩 지니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 말그릇의 상태에 따라 말의 수준과 관계의 깊이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고 한다. ‘말솜씨’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은 이목을 끌기 위한 말하기를 사용하지만, ‘말그릇이 단단한 사람들’은 소통하는 말하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막말을 하는 것도 그렇고 막말로 대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소통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콘서트장의 음악이나 농악의 꽹과리, 북소리는 엄청난 고음이다. 그럼에도 귀를 타고 들어온 소리는 온 몸으로 스며든다. 소리의 파장이 온 몸을 두드려도 즐겁다. 그렇지만 소음은 다르다. 높지는 않더라도 귀를 후벼 파는 불편함만 있을 뿐이다. 정치인들이야 때론 의도적으로 막말을 내뱉기는 하지만 나의 말이 국민들의 귀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은 왜 외면하나.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고 했다. 서로를 향해 “막말이 역겹다”고만 외쳐댈 뿐 천 명, 만 명 국민들의 역겨움은 왜 살피지 않는가.

코로나에 조류독감·돼지열병…방역 비상

코로나 사태 와중에 조류독감과 돼지열병까지 발생했다. 코로나 등 바이러스 3종 세트가 한꺼번에 덮치는 바람에 감염병 초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는 대유행기에 접어들어 5일째 4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대구·경북도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음 놓을 수 없는 단계다. 여기에 조류독감과 돼지열병까지 더해져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전북 정읍의 한 오리농장에서 지난 28일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농가에서 AI가 발병한 것은 2018년3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2016년 AI 사태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발생 농장과 인근 농장 가금류를 예방적 살처분하고 소독 및 예찰을 실시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같은 날 경기도 가평에서 포획된 멧돼지 4개체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바이러스에 확진됐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ASF가 1년 넘게 계속 번지고 있다. 위기경보 ‘심각’ 단계다. 멧돼지의 번식철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ASF의 확산 우려가 높아 환경부가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겨울철새를 통해 전염되는 AI는 한번 발병하면 손쓸 겨를 없이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게다가 AI 바이러스는 감염된 가금류의 호흡기나 분변에서 대량 방출돼 인근 농장 등으로 쉽게 퍼진다. 문제는 고병원성 AI는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발병하면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정부는 고강도 방역조치에 나섰다.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리고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가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조류독감으로 코로나19 사태로 고통받는 상인들과 관련 업계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2016∼2017년 고병원성 AI가 발생, 전국에서 3천700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했다. 경제적 손실이 1조 원을 넘고 전국 양계농가가 초토화된 아픈 기억이 남아있다.조류독감과 돼지열병도 가축 전염병이긴 하지만 감염 확산 시 축산농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방역 당국과 축산 농가의 적절한 선제 대응과 대책으로 조기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축산농가가 많은 경북도는 초동 대응에 빈틈이 없도록 하고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겨워하는 국민들에게 또 다른 재앙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튼튼한 민주주의를 위한 작은 씨앗, 정치후원금

천성규대구선거연구회아내가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면서 아이들 저녁 먹이고 잠들기 전 책 읽어 주는 일은 내 몫이 된지 오래다.얼마 전에는 6살배기 딸과 함께 ‘사과씨 공주’라는 제목의 세러니티 이야기를 읽게 됐다.자연을 사랑했던 왕비가 죽은 후 숲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왕국은 척박한 땅으로 변하고 가난해졌다. 어느 날 늙은 왕은 세 딸에게 일곱 밤이 지난 후 공주들이 만든 것을 보고, 자신이 죽은 뒤 왕국을 다스릴 사람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몹시도 사치스러웠던 첫째 딸과 둘째 딸은 백성들의 아픔은 뒤로 한 채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을 만들지만, 막내딸 세러니티는 초록빛 숲과 새들의 노랫소리를 그리워하며 어머니의 유품인 사과씨를 땅에 심기로 한다.매일같이 땅을 파고 씨앗을 심는 세러니티를 따라 왕국의 사람들도 메마른 땅에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기 시작한다.약속한 일곱 밤이 흐른 후 왕국을 물려줄 딸을 선택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왕의 눈에 비친 것은 눈부신 햇살 아래 푸른 나무들이 바람에 춤을 추고 새들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땅, 왕비가 살아 있을 때 봤던 바로 그 숲이었다.그 숲에서 왕과 세러니티, 왕국의 사람들, 그리고 탑 꼭대기에 매달려 있던 두 언니들마저 즐겁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이다.‘사과씨 공주’를 몇 번 반복해서 읽어주다 보니 책 속의 사과씨와 정치후원금을 연결시켜 생각해보게 된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참여의 대표적인 방법은 ‘투표’와 ‘정치자금 기부’가 있다.투표는 민주주의의 기초이고 뿌리이다. 우리가 투표로 뽑은 대표자는 사회발전을 위해 정책연구, 입법활동 등 여러 가지 정치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정치활동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 비용을 총칭해 정치자금이라고 한다.어떤 정치인들은 정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정기업, 법인, 단체에게 대가성 있는 불법정치자금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정치인들은 세러니티의 두 언니가 자신만을 위한 탑을 쌓는 것처럼 국민은 뒤로 한 채 특정집단만을 위해 정치활동을 하게 된다.이와 같은 불법정치자금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깨끗한 정치문화 정착을 위한 ‘정치후원금 제도’를 두고 있다.국민들을 대상으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이유는 국민이 뿌리는 작은 정치자금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기부문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이며, 이 소액 다수의 정치후원금은 불법정치자금 근절과 깨끗하고 밝은 정치의 발판이 된다.정치후원금 기부는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를 통해 신용카드, 계좌이체, 인터넷 뱅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으며, 10만 원까지는 전액, 10만 원 초과분은 일정 비율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세러니티가 메마른 땅에 처음으로 사과씨를 심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따라 함께 씨앗을 뿌리면서 그들이 푸르른 숲을 되찾고 풍요로운 삶을 맞이하듯, 나부터 먼저 사과씨 공주 세러니티가 돼 정치후원금이라는 작은 씨앗을 뿌린다면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 튼튼한 민주주의를 만들고 가꾸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저녁 한때/ 권중원

구름 오선지에/ 저녁노을/ 눈부신 악장을 그리고 있다// 그 음계 맞춰/ 높게 또는 낮게/ 기러기들 제각각 음표 찍으며/ 아득히 흐르고 있다// 지상에선/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흐르는 선을 매듭짓듯 포르테로 울려오고// 산기슭 내려오는 늦은 저녁바람/ 촘촘한 소나무 잎새 사이/ 여린 안단테로 플루트 소리 보태고 있다// 지금 하늘과 바다 모두 하모니를 이루어/ 장엄한 순간을 엮고 있는데/ 변변한 노래 하나 가진 것 없는 나는/ 외톨이가 되어/ 홀로 풀죽어 가고 있을 뿐이다/ 고개 숙여 어둑한 그림자로 가고 있을 뿐이다「수성문학」 창간호 (수성문인협회, 2020)만물이 잠든 캄캄한 밤엔 달이 밤하늘을 유유자적 노닐고 별들은 검은 비단 위에 별빛으로 자수를 놓는다. 아침엔 찬란한 태양의 향연이 여명을 새롭게 밝히고 대낮엔 빨간 정열이 천방지축 뜨겁게 뛰놀며 저녁엔 눈시울이 벌겋도록 서녘을 물들이며 이별을 아쉬워한다. 밤은 밤대로, 낮은 낮대로, 아침은 아침대로, 저녁은 저녁대로, 늘 새로운 기분으로 선물 보따리를 펼쳐놓는다. 그때마다 자연은 세상을 부드럽게 색칠하고 또 음악을 조화롭게 연주한다. 어찌 보면 아름다운 그림 같고, 어떻게 들으면 감미로운 교향악 같다. 시공간이 조화롭게 어울려 돌아가는 풍광이 평화롭다 못해 무상하다.시 ‘저녁 한때’는 공감각적으로 독자 앞에 다가온다. 눈앞에 한 폭의 그림이 조용히 펼쳐지고 귓속으로 웅혼한 교향악이 은은히 들려온다. 대자연은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이고 교향악보다 더 감동적인 교향악이다. 자연은 그 자체 신의 손을 가진 완벽한 화가이고 또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최고의 마에스트로다. 자연이 그린 그림은 누구에게나 보여 지지만 그렇다고 그 아름다움이 아무에게나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받아들이는 꾸밈없는 순수한 마음이 준비돼 있어야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이 보인다. 자연이 연주하는 교향악은 누구나 들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음악의 감동은 아무에게나 그냥 주어지지는 않는다. 마음을 비우고 대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비로소 그 감동이 찾아온다.흰 구름이 붉은 노을에 물들고 기러기가 하늘을 이리 저리 날아간다. 파도가 바닷가 바윗돌에 철썩 철썩 부딪힌다. 바닷물이 하얗게 포말로 부서지며 허공으로 산산이 흩어진다. 산꼭대기에서 불어온 산바람이 소나무 숲을 지나가다가 솔잎을 희롱하면서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대자연이 시시각각 조화롭게 돌아가는 모습이 경이롭다. 저녁노을은 구름을 오선지 삼아 악장을 그린다. 기러기는 음표를 찍고 바윗돌에 부딪히는 파도소리는 ‘강하게’ 연주하라고 신호를 준다. 솔잎을 빠져나온 바람은 ‘천천히’ 연주하라고 주문한다. 삼라만상이 완전한 하모니를 이뤄 장엄한 교향악을 완성한다. 악장은 궁중의 행사에 쓰기 위해 새로 지은 가사다. ‘포르테’는 ‘강하게’, ‘안단테’는 ‘천천히 걷는 정도의 빠르기로’를 뜻하는 악상 기호다.시인은 아름다운 그림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자연의 오케스트라에 끼지도 못한다고 고개 숙인다. 외톨이가 돼 홀로 풀죽어 어두운 그림자로 가고 있다. 대자연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장엄한 교향악을 듣는 시인은 외톨이가 아니다. 그 시상을 받아 쓴 시는 대자연과 시인이 물아일체의 경지에 들어간 증좌이기 때문이다. 오철환(문인)

소통과 화합의 풀뿌리를 이루자

윤경희청송군수전쟁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가장 참혹한 방법으로 스스로와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역사 속에는 수많은 전쟁이 존재했다.21세기의 한낮을 살고 있는 요즘, 과연 전쟁은 사라졌을까? 필자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우리는 코로나라는 전쟁터에서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고 있다.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는 100만 명을 넘었고, 장기전에 돌입한 국민들은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간다.이 전쟁은 도대체 언제쯤 끝나는 것일까? 그런데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전쟁으로부터 백성과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바로 민초들이었다.2년 전 종영된 ‘미스터션샤인’은 넷플릭스 드라마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극인데, 항일의병의 이야기를 다룬 그 드라마 속 대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임진년에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을미년에 의병이 되지요. 을미년에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요?”요컨대 우리의 역사는 민초들의 화합으로 이어졌다. 뼈아픈 근대사를 지켜온 장본인은 바로 풀뿌리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만 연결된 뿌리의 힘으로 위기에 맞서서 똘똘 뭉친 우리 백성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무명의 “아무개”로 불렸다.필자가 이렇듯 서두를 장황하게 밝힌 이유는 그 풀뿌리를 말하고자 함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두레, 계와 같은 공동조직을 기반으로 공동체 차원에서 서로 논의하고 협력하기를 좋아하는 민족이었다.현대의 풀뿌리민주주의 또한 거기에서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성장했는데, 언제부턴가 그 말이 무색하게도 지방소멸시대에 직면해 있다.지역 이기주의는 팽배해져 가고, 코로나로 지방의 사막화 현상은 가속화 돼가고 있다. 풍전등화 같은 분열은 결국 풀뿌리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지방자치단체가 풀어야 할 어렵고 힘든 숙제로 남겨졌다.특히 최근에는 SNS가 활성화 되면서 온라인상에서도 분열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댓글 등을 통해 서로 편을 나눠 헐뜯으며 싸움을 부추긴다.협력하고 조력하기보다는 무조건적으로 반대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셈이다.건전한 비판은 당연히 있을 수 있고 수용 할 수 있지만, 머리를 맞대고 곤두박질칠 궁리만 하고 있다면 이는 명명백백 잘못된 처사이다. 단합과 단결이 시급히 필요한 때다.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나가가야 할 올바른 방향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통을 근간으로 한 사회적 화합’이다.강조하건대, 지자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고집이 아닌 소통과 화합으로 지역의 상생·발전을 이끌어내는 길 뿐이다.일례로 우리 지역의 소노벨 청송(구. 대명리조트)은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의 결정을 한 바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한 것이다.당시만 해도 대구·경북에서 감염자가 쏟아지면서 치료시설이 부족해 확진자들이 자가에 대기하고 있던 절박한 상황이었다.이때 소노벨 측이 방역당국의 요청을 기꺼이 수용해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청송군과 군민들도 이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그 결과 경증환자들이 완치 후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이 사례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비상사태를 마주한 상황에서 지자체와 민간이 합심해 최상의 치료환경을 제공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됐다.이런 사례는 타지자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포항시 공무원들이 직접 운영해 수산업 종사자들에게 도움을 준 ‘드라이브 스루 횟집’, 차 1대당 10분 정도 방역을 하며 순환하는 방식의 ‘울산 방역정류장’ 등도 시민과 지자체가 합심해 성공한 마케팅이자 소통의 장이었다.앞으로 도래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식의 소통과 화합을 기초로 한 희망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기주의를 내세워 자기 눈앞의 이익만 챙기려 든다면 결국은 모두가 파멸의 길로 향해 갈 것이다.우리의 역사는 질기고도 질긴 민초들의 끈질긴 항쟁의 역사이자, 애달픈 생존의 역사였다. 그 역사를 지켜낸 아무개와 아무개. 우리는 그 아무개의 후손들이다. 비록 바이러스로 인해 생존이 위협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하나에서 하나로 연결된 뿌리의 힘을 믿는다.을미년 의병이었던 자의 자식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고?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소통과 화합의 뿌리에서 피워 올린 푸르고 싱그러운 역사 속을 여전히 걸어가고 있다고.

좋은 것이 좋다고?

천영애시인 진실스러움이라는 말이 있다. 얼핏 들으면 진실과 비슷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진실이 아닌데 진실처럼 느껴지는 말이다. 일종의 거짓된 말과 행위를 가리킨다.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는 것처럼 말도 점점 복잡해져서 얼핏 들으면 진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리는 말들이 많다. 거기에다 명료하게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성향 덕분에 이 진실스러움은 진실의 가면을 쓰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우리는 자라면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따지기를 좋아한다는 억울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명확하게 의사를 밝히지 않고 에둘러서 발언하는 외교적 언사처럼 두리뭉실한 말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모든 일상생활에서 자기 의사를 따박따박 밝히는 것은, 앞에서 ‘따박따박’이라는 말을 쓴 것처럼 대부분 부정적으로 읽힌다. 당돌하다라거나, 되바라졌다라는 말로 이런 성향의 사람들을 표현하는데 세상 모든 사람이 모두 두리뭉실한 말만 한다면 정확한 대화조차도 불가능해진다. 해석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각자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할 것이고, 따라서 그 말을 두고 설왕설래 또 다른 말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나는 이 진실스러움의 가면을 쓰고 있는 몇몇 사람들을 알고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말이나 글의 논리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 생각대로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뒷받침할 정확한 사실보다는 자기 생각을 주장만 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나 그들이 타인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할 때는 그 폐해가 심각하다. 사실확인이나 논리도 없이 그냥 자기 주장을 늘어놓는데 역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유가 부족한 사람들은 그 말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그리스의 소피스트들은 거리에서 현학적인 말로 연설을 하며 대중들을 속였다. 그들의 현란한 말재주에 대중들은 속기 마련이고, 그들이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가기도 했다. 소피스트들의 현학적인 말을 궤변이라고 하는데, 궤변이란 상대편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감정을 격앙시켜 거짓을 참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을 말하며 이런 자들을 궤변론자라고 하기도 한다. 이들의 특징은 자기가 목표로 하는 지점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요즘 애들 말로 하면 ‘답정너’이다. 이미 답을 정해놓고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올리도 없으며, 자기와 다른 생각도 전혀 받아 들이지 않는다.우리 사회에는 이런 궤변론자들이 의외로 많으며, 귀 막고 눈 막은 답정너들도 많다. 쇠귀에 경 읽기인 셈이다.그런데 이런 자들이 불화를 일으키면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것이 좋다고 입조차 막으려 한다. 좋은 것이 좋다고?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 평소에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공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피해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지만 자신이 피해자가 되면 더 날카로운 날을 세운다. 그때는 좋은 것이 좋은 것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타인의 피해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가? 분쟁을 싫어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 탓이다. 분쟁을 피하는 사람은 잠깐은 너그러운 태도로 존중을 받을 수 있지만 그 태도가 지속되면 아무도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그 사람에게서 나올 답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평소에 옳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태도를 가지는 사람은 위급한 일이 생기면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옳은 답을 구하려 하기 때문이다.우리 사회에 궤변론자들이 많은 것은 이 좋은 것이 좋다는 태도가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로 크고 작은 일에 잘잘못을 가린다면 궤변론자들이 대중을 현혹할 일은 줄어든다. 물론 하나하나 전부 옳고 그름을 가리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꼭 가려야 하는 일조차 좋은 것이 좋다고 넘어가면 그 일은 언젠가는 반드시 썩은 무덤이 돼 스스로를 무너지게 할 것이다.

울릉공항 착공…차질없는 건설 기대한다

울릉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하늘길이 오는 2025년 열린다. 현재 7~8시간이 소요되는 울릉~서울 소요시간이 1시간으로 단축된다. 대구와 포항에서는 40~50분이면 갈수 있게 된다. 육지에서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울릉공항 건설 착공식이 지난 27일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에서 열렸다. 예비타당성 조사 7년만이다. 5년 뒤 개항을 목표로 한다.울릉공항은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가 취항하는 공항으로 해상 23만6천㎡를 포함한 총 47만여㎡의 부지에 조성된다. 길이 1천200m, 폭 36m의 활주로와 여객 터미널,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건설에는 6천651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2013년 예타를 완료한 뒤 2015년 기본계획 고시, 2017년 기본설계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항공로 신설 및 총 사업비를 확정했다.울릉도는 서남해안의 다도해 섬들과는 달리 연륙교 건설이 불가능하다. 울릉공항은 이같이 육지와 연결 교통수단이 뱃길뿐인 섬지역을 위해 지난 2011년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도서지역 소형공항 건설사업이 반영되면서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그간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은 높은 파고로 인해 연간 100일 정도 결항됐다. 특히 파고가 높은 겨울에는 약 1만 명의 주민들이 섬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사태가 반복됐다.가장 큰 문제는 응급환자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울릉도 응급환자 이송은 총 444건으로 467명의 환자가 헬기나 선박을 이용해 육지로 이송됐다. 악천후 탓에 이송과정에서 사고도 적지 않았다. 울릉공항은 단순한 교통편의 제공을 넘어 지역주민에게 의료, 교육, 복지 등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울릉공항 개항은 육지주민들에게도 천혜의 관광지를 연중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울릉도와 독도 관광의 새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울릉공항 건설의 의미는 이뿐이 아니다. 우리 군용기들도 중간 기착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독도 수호의 전초기지로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국방, 안보 차원의 전략적 의미가 크다.울릉공항 부지의 절반 가량은 바다를 매립해 조성된다. 건설 과정에서 봉착하게 되는 어려움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거센 파도와 태풍에 끄떡없는 견고한 공항이 돼야 한다. 구조물의 내구성 및 기초시설의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건설해야 한다. 취약한 부분이 있어 준공 후 다시 보강공사를 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앞서 2019년 3월에는 울릉 주민의 숙원이던 총 연장 44.2㎞의 일주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울릉도의 새로운 변신을 전국민과 함께 기대한다.

악성 댓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돼

김은경대구시 달서구인터넷의 생활화와 함께 누리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댓글문화는 오래 전부터 보편화됐다. 옛날의 광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댓글문화는 흔히들 ‘사이버 민주주의’로 표현하기도 한다.댓글문화는 현대인들에게 자유로운 의견교환과 신속한 정보교류의 장을 열어 주었다. 참신한 아이디어 제공이나 대안제시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익명성으로 인한 부작용 또한 크다.인터넷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 유명인을 아무 근거 없이 비방하고 매도하는 악성 댓글이 지금도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인터넷 악성 댓글로 안타까운 일이 터질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동안 변한 것은 별로 없다.악성 댓글의 공격 대상은 비단 유명인뿐 아니라 평범한 시민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개인에게는 침묵의 살인자이자 사회적으로는 공론의 소통을 막는 암적인 존재가 됐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갈등이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져 사회 구성원 사이의 골을 더욱 깊게 하는 사례도 자주 일어난다.악성 댓글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보호받아야 할 정상적인 의사표현이 아니다. 이로 인해 자살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언제까지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악성 댓글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악성 댓글 피해가 커지면서 최근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여러 설문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전향적으로 재검토해 주길 바란다.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이용자 개개인의 윤리의식이다. 인터넷 이용자 모두는 건전한 인터넷 윤리의식을 가지고 악성 댓글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인터넷을 사용해야 한다. 학교나 단체에서도 인터넷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또한 병행돼야 할 것이다.생각 없이 올리는 나의 댓글 한 줄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