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혹이 만져지는데 유방암은 아닌가요?”진료를 볼 때 흔히 듣는 질문이다. 유방의 멍울, 특히 유방암과 관련한 잘못된 지식으로 여성들이 불필요하게 두려워하고, 혼란스러워한다. 유방암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지식을 정리한다. ◆ 유방암, 얼마나 생기나?유방암은 전세계 184개 국가 중 140개 국가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여성 암이다. 또 세계 전체 여성 암의 25.2%를 차지하는 여성 암 중 가장 많은 발생률을 보인다.국내에서는 유방암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알려졌다.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사업보고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여성 암 중 유방암이 17.6%를 차지한다.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2000년 6천237명에서 2014년에는 2만1천484명으로 급증했다.2013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2만 명 이상의 새로운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방암에 걸리면 오래 살지 못한다?2017년 한국 유방암학회 보고에 따르면 유방암 수술 후 5년 전체 생존율은 91.2%로 매우 높으며 10년 전체 생존율도 84.8%에 달해 과거에 비해 완치율와 생존율이 많이 향상됐다.다른 나라와 비교할 경우 국내의 유방암 5년 상대 생존율은 2008~2012년 91.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이 수치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유방암의 5년 생존율 국제비교’ 중 주요 선진국인 미국(89.2%), 캐나다(88%), 일본(89.1%)과 비교해도 앞서고 있다.꾸준한 유방검진을 통한 조기진단과 신속한 치료 등을 통해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유방암 자체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환경 및 유전 요인 모두 고려해야유방암은 5~10% 정도가 특정 유전자가 원인(유전성유방암)이며, 90% 이상은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어머니나 자매 등 직계가족이 유방암이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 확률은 2~3배 높아지고, 어머니와 자매 모두가 유방암으로 진단된 경우 최대 12배까지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이처럼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유방암의 위험도가 더욱 높아지지만, 가족력이 없다고 해서 유방암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유방암 여성 중 75% 이상은 가족력이 없다. ◆유방에 멍울이…유방암인가요?과거 유방암은 멍울로 발견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 등의 보편화로 멍울이 생기기 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30~40%가 유방 선별 검사로 발견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고, 건강검진 기본항목에 유방촬영술이 포함돼 멍울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조기 유방암의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다.유방에서 만져지는 멍울은 80% 정도가 양성 종양(물혹)으로 유방암과 관련이 없다. 그러나 멍울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유방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유방암에 걸리면 유방을 다 제거해야 된다?아직도 ‘유방암 수술’을 생각할 경우 가슴 모두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떠올리는 환자와 보호자가 많다. 물론 전통적인 유방암은 전절제술이며, 현재도 진행된 유방암이나 범위가 넓은 유방암(또는 상피내암)에 있어 권하는 수술 방법은 전절제술이다.최근에는 유방을 부분적으로 제거하고 남아 있는 유방에 방사선 치료를 하면 유방을 다 없애는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유방암 환자 10명 중 8명 정도가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하고, 우리나라도 2012년에는 67.2%의 환자가 유방부분절제수술을 받았다.최근에는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유방을 재건 또는 유방성형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이러한 방법은 한 번 수술로 암 치료와 성형을 모두 마칠 수 있으며, 몇 년 후 성형하는 것보다 미용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또 유방암 치료나 이후의 경과에도 문제되지 않는다. 영남대학교병원 유방센터에서도 유방피부와 유두는 남겨두고, 유방을 제거한 후 유방성형을 시행해 우수한 결과를 얻어 수차례 국제학술대회에 발표한 바 있다. ◆유방암 항암 치료는 암이 진행된 경우에만?유방암의 수술 전과 후에 흔히 시행되는 ‘항암치료’는 항암제를 투여해 암세포가 성장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암세포 자체를 소멸시키는 치료법이다.전이된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 유방암이라고 하더라도 종류에 따라 수술 이후 재발의 위험을 줄이고 생존율을 향상시키고자 항암치료를 주로 시행한다.최근에는 수술 전 유방암의 크기를 줄여 전절제술 대신 부분절제술을 시행하기 위해서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즉 유방암에서 항암치료는 환자의 특징, 병기 등을 면밀하게 고려한 치료법이므로, 항암치료를 받는 자체에 대해 불필요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유방검진 대상한국유방암학회의 유방방 조기 진단 권고 내용. △30세 이상: 매월 유방 자기검진△35세 이상: 2년에 한 번 의사에 의한 검진△40세 이상: 1~2년에 한 번 유방X선촬영과 의사 검진△고위험군 : 유방 전문의와 상담 도움말=영남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강수환 교수(유방센터장)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