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부터 창궐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과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의료계를 포함한 의학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감염병에 따른 변화와 적응을 경험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2021년부터 당뇨병대사센터를 내부직제로 개설해 당뇨병을 포함한 대사질환자들의 혈당관리와 합병증 및 감염병 등에 대한 포괄적인 치료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등의 감염병의 경우에는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나이가 많을수록, 요양보호시설 등에 있을수록 중증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된다.특히 면역억제 상태인 고도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고혈압, 만성콩팥병, 간경화 등이 있을 경우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내분비계의 측면으로 볼때 감염 상황이 되면 부신피질호르몬의 요구량이 증가하므로 부신기능 악화나 부신부전증으로 진행하면서 치명적일 수 있어 감염병 초기부터 잘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당뇨병 환자 역시 면역 억제된 대상이므로, 감염병에 취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의 많은 수(46.7%)가 당뇨병을 동반한다.따라서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특히 혈당 조절이 불량하거나 면역반응이 억제된 상태에서 감염된다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고령의 당뇨병 환자가 감염병 증상이 있거나 의심되면 즉시 검사를 받고, 혈당 상태를 더욱 안정적으로 조절해 면역기능을 높여야 한다.감염병이 동반됐을 때 회복과 치명률에 중요한 요인은 동반질환과 함께 나이다.고령일수록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최근 당뇨병이 동반된 노인의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노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지만, 대략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1980년에는 총 인구의 3.8%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11.3%로 늘어났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노인인구 비율이 2018년에 14.3%로 고령 사회로, 2026년에는 20.8%로 본격적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2030년에는 24.3%로 증가할 전망이다.무엇보다 당뇨병은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30% 가량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고령자의 혈당 관리고령자에서 혈당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조절할 것인지 아직까지 확립되지 않았다. 또 철저한 혈당 조절의 효과를 입증한 장기간 연구도 거의 없다. 특히 고령이라 하더라도 실제 나이와 몸의 상태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기록상의 나이보다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가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따라서 고령자이더라도 장기간의 집중적인 당뇨병 관리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활동적이며 의지가 있고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젊은 환자들과 비슷한 치료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는 교육과 치료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반면에 진행된 당뇨병 합병증을 가지고 있거나, 기대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심각한 인지 및 기능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혈당조절 목표를 덜 엄격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러한 고령자의 경우에는 당뇨병 합병증을 예방하는 이득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치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저혈당 등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한 손실이 더 클 수 있다.하지만 고령자일수록 심한 고혈당에 의한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할 정도의 최소한의 혈당조절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따라서 기능장애가 없는 비교적 건강한 고령자의 혈당조절 목표는 당화혈색소 7% 이하가 적절할 수 있다.반면에 노쇠하거나 기대여명이 5년 이하, 엄격한 혈당조절이 오히려 해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에서는 덜 엄격한 혈당목표(당화혈색소 8~8.5)를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령자에서 자가혈당측정의 원칙은 젊은 환자와 동일하다. 즉 혈당조절을 위해 예측하기 어려운 저혈당 또는 고혈당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연속 혈당 측정을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령의 당뇨병 환자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저혈당을 확인하고, 자가혈당을 측정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최근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연구에서 당화혈색소가 높은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도 저혈당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만큼 고령자의 당뇨병 치료에서는 저혈당의 위험성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고령자에서 식사와 운동고령자에서는 경도 혹은 중증도의 비만 상태가 오히려 낮은 사망의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신체 활동량의 증가는 수명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운동은 대체로 대사적인 이득과 함께 신경병증이 있는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균형감각을 호전 시켜 낙상을 방지하는 이득도 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동반된 심혈관 혹은 근골격계 질환들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하다. 고령자는 자율신경병증을 동반하거나 베타 차단제 같은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 심한 저혈당의 위험이 높아지며, 인지기능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 저혈당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령자에서 발생하는 저혈당은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령자의 경우 홀로 생활하는 환자가 많으며, 저혈당 발생에 대한 우려로 인슐린 투여를 거르거나 저혈당 발생시 지나친 음식 섭취로 혈당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저혈당이 자주 발생하면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에서 혈당 조절은 저혈당이 없으면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혈당 목표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삶의 질과 관련된 생활능력을 유지하고, 기능을 보전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약제 수가 많아질수록 순응도가 나빠지고, 약물 간의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이 우려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급변하는 감염병 등의 상황과 늘어나는 고령자의 당뇨병에서도 적극적인 혈당관리가 필요하지만,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와 함께 신체 기능, 인지기능, 정서기능,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혈당 관리 목표 및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결론적으로 고령자의 당뇨병 치료는 처방하는 약제의 이득과 위험 및 현실적인 기대 여명 등을 잘 고려한 후 포괄적이고 융합적인 의료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호찬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