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을 통해 청소년기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함께 직접 만든 물건의 기부 봉사까지’라는 목표로 연간 34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 기부 봉사동아리 ‘한땀한땀’반을 운영했다.값싼 기성 제품을 사서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버리는데 익숙한 환경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땀 한땀 제품을 완성하는 기쁨과 함께 직접 만든 물건에 대한 소중함, 노동의 가치를 알게 하고, 바늘질에 집중하면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잠시나마 정서적 안정과 평안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또한 직접 만든 물건을 주변 소외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면서 ‘나눔’의 뜻깊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체험해 볼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한땀한땀반은 관천중학교 3학년 7개 반의 남학생 3명, 여학생 8명 총 11명이 구성됐다. 첫 수업에서 동아리 활동 내용과 연말 기부 봉사까지 설명하니 아이들은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구성원 중에는 중학교 사춘기의 절정(최대 반항기)을 보여주는 몇몇 아이들도 눈에 들어와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이후 기초 바느질을 익히기 위해 실과 바늘, 천을 준비해서 기본 바느질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바느질 법의 기초인 시침질, 홈질, 박음질법을 하나씩 습득하면서 조금씩 바느질에 익숙해지고, 일상생활에서도 바로 간단한 옷 수선에 활용할 수 있음을 알게 되니 아이들 스스로도 조금씩 흥미를 가졌다. 자이언트얀 실을 이용해 손가방을 만들기도 했다. 요즘 가방 뜨개실로 많이 사용하는 자이언트얀을 가지고 손으로 뜨는 손가방 만들기를 했는데 실이 두꺼워 완성되는 속도가 빨라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면서 가방을 만들었다. 가방이 가볍고 부드러워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것으로 보였고 아이들 또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실을 잡고 완성하는 방법을 굉장히 즐거워하며 작업했다. 손가방부터 목도리, 열쇠고리, 마스크스트랩 등 그동안 바느질하고 뜨개질 한 작품을 정성껏 포장하고 감사의 카드를 작성했다. 그리고 학교 연계 기관인 선린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분들에게 전달했다. 학생들의 기부, 봉사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역할이 있음을 알게 된 것 같아 뜻깊은 시간이었다.복지관을 다녀오고 며칠 지나지 않아 복지관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르신들이 학생들이 직접 만든 물건과 감사 편지에 대한 고마움으로 용돈을 모아 간식과 함께 복지관 한글 교실에서 배운 글씨로 감사 편지를 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학생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보내온 간식과 어르신분들이 쓴 편지를 꺼내 읽는 순간 모두 마음 속에 행복이 가득함을 느꼈다. 한글 교실에서 한글을 처음 배우고 편지를 쓰셨기에 맞춤법도 틀리고 글씨고 삐뚤삐뚤하지만 어르신들의 고마운 마음이 그 속에 그대로 담겨있어 편지를 읽으면서 학생들 모두 감동의 시간이었다. 한땀한땀 동아리반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자신 속한 지역 사회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스스로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심어준 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나누고 베푸는 것에 대한 기쁨 못지 않게 돌아오는 감동과 기쁨이 더 크다는 것, 이 모두가 사람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이며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눔’에 대한 생각과 행동의 ‘씨앗’을 심어주었다는 보람을 느꼈다. 한땀한땀반을 3년째 운영하면서 지난 해까지 연말 목도리 뜨기를 해 주변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는 행사로 간단하게 하다가 올해처럼 복지관과 연결, 기부·봉사 활동을 하니 학생들에게 와 닿는 감동이 더 크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의 요청으로 다음 해에도 ‘한땀한땀’반을 운영할 계획이며 복지관에도 기부 봉사를 약속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