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추석은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즐겁고 신나는 명절이고, 어른들은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고 특히 주부들은 그야말로 반갑지 않은 명절로 기억될 뿐이다.최근 들어 제사와 장례문화까지 간소화되고 있다. 추석 명절은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산소를 찾아 성묘로 대신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음력 8월 중 벌초 때 산소에 잔을 드리는 것으로 추석 명절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최근에는 설 명절도 성묘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내 이 같은 예도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제사, 장례 등 유교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추세다. 제사의 경우 4대 봉사(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 등을 받들어 모시는 제사)를 따로 지내왔지만 요즘 들어서는 4대 봉사를 길일을 택해서 한꺼번에 모시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장례문화 또한 급변하고 있다. 매장이 점차 사라지고 화장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통 삼일장을 치르고 삼우제(삼오제)를 지내고 탈상했으나 요즘은 삼일장을 치르면서 거의가 곧바로 탈상하는 분위기다.제사나 장사문화가 간소화되는 것은 시대 흐름이라고 하겠지만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과 추석 등과 단오, 동지, 정월대보름 등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것에는 안타까움이 앞선다.앞으로 짦으면 몇 년 내 설, 추석 명절은 챙길 이가 없으니 합의 하에 지금부터 미리 없애자는 집안도 있다. 향후 10년 내 우리의 미풍양속이 몇 가지나 남아 있을지 새삼 우려스럽다.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